최근 글로벌 자본시장 변동성으로 헤지펀드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잠시 휴식기를 갖게 됐다.
그간 독일 정치 리더들은 글로벌 헤지펀드에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지만 미국과 영국 정책 입안자들은 사모펀드와 같은 신종 금융기관과 함께 헤지펀드는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핵심 혁신자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논쟁은 세계화의 신기류에 놓여 있지만 저마다 다른 국익을 대변하기도 한다.
뉴욕과 런던이 전세계 금융 심장부인 만큼 양국은 헤지펀드가 세계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위험보다 혜택이 클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 국익에 맞다.
반대로 독일 리더들은 감원을 비롯한 급격한 변화를 꺼리는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
그들은 최근 한 노조위원장이 개탄했듯이 글로벌 인수ㆍ합병은 '사고, 쪼개고, 비싸게 파는' 원칙에 주도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투자은행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월스트리트에서 내로라하는 금융기관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직원 2만5000명에게 급여와 성과급으로 160억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그리고 90억달러는 주주에게 뿌렸다.
이 총액은 아프리카 국가 연간 평균 수입보다 큰 규모다.
월가와 금융산업의 엄청난 이익은 막대한 거시경제적인 파급 효과를 갖고 있다.
미국 연간 무역적자는 800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이 국외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국내보다 훨씬 높지 않다면 미국 대외채무 증가 속도는 현재보다 2배나 빨리 증가할 것이다.
전세계 금융 혁신이 막대한 순이익을 창출한다고 믿는 경제학자조차도 오늘날 헤지펀드 붐이 과거 IT 거품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필자의 경험은 이런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에디'라는 사람이 이메일을 보내와 자신이 세운 헤지펀드의 자문관으로 일해 줄 수 있느냐고 제안했다.
평소 사기 메일이나 스팸으로 여기고 이런 메일을 지웠지만 나는 첨부 파일이 비어 있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작동해 파일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에디는 곧바로 "당신 같은 저명한 분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이 사안에 대해 관심 있는 친구나 동료가 있다면 이 메일을 전달해주시길 바랍니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과잉 유동성 환경에서 에디는 어쨌거나 자금 조달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전세계 9000여 개 헤지펀드 가운데 지난해 파산한 펀드가 1000여 개에 달했지만 말이다.
문제는 이처럼 미국 대서부시대 금광을 캐던 심리가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광범위한 위험을 안긴다는 것이다.
특히 대다수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모두 똑같은 베팅을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만약 베팅이 틀리다면 줄도산이 발생해 이러한 헤지펀드에 대출을 해줌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현재 가장 큰 약점은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다.
헤지펀드는 초저금리 상태인 일본에서 수천억 달러를 빌려 브라질과 터키 등 고금리 국가에 투자해 왔다.
엔화가 약세를 유지한다면 이러한 투자전략은 돈을 찍어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본 경상수지 흑자가 막대한 것을 감안할 때 엔화값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농후한 데 이렇게 되면 헤지펀드는 막대한 자본 손실을 기록하고 엔캐리 트레이드는 붕괴할 것이다.
현재 주요 리스크가 엔화로 집중하고 있지만 수개월이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따라서 헤지펀드를 좀 더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국과 영국 이외 목소리는 전혀 놀랄 말한 일이 아니다.
예컨대 독일은 헤지펀드가 좀 더 엄격한 보고체계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한다.
그러나 펀드들은 만약 투자전략을 드러내도록 한다면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는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재무부 산하 기관이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이 기관은 규제를 강화하면 실수가 될 것이며 시스템적 리스크에 대한 최고의 방어는 상식에 맞는 행동과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실사를 통해서라고 주장한다.
이 얘기는 미국이 보안관이 없던 대서부시대처럼 투자자들에게 스스로 총을 소지하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솔직히 최근 사건에서 보듯 어느 정도 투명성 제고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올해 선진8개국 의장국을 맡고 있는 독일은 이런 미국측 목소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어느 나라도 에디 뜻에 자기 운명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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