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높아 이사를 못 간다는데 강남 아파트를 팔고 규모가 비슷한 분당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며칠 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대변되는 보유세 폭탄에 대한 어설픈 대안(?)을 제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부는 종부세가 일부 집부자들만 겨낭한다고 하지만 가뜩이나 오른 집값 때문에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에 집 한 채 덜렁 갖고 있는 사람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맹모삼천지교`라고,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강남으로 몰리는 세입자들도 종부세 여파로 전세금이 올라 피해를 보고 있다.
그 동안 부동산에 재미를 붙여 몇 채씩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야 종부세의 뜨끔한 맛(?)을 봐야 한다는 데는 대다수 국민이 고소해 하지만 종부세라는 무차별적인 폭탄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수요자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것은 무슨 연유인가. 정부의 부동산대책 실패와 시중 유동성 급증, 저금리, 주요 지역 공급 부족 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시장의 후진성과 투기성에 편승한 기획부동산, 떴다방, 불법 중개업자 등 독버섯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획부동산은 땅값 상승의 주범이다.
전국 토지를 헐값으로 매입해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비싼 값에 되파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은 갈수록 교묘해진 수법으로 땅값을 부추기고 소비자를 농락하고 있다.
지방 임야를 가분할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은 고전적인 수법이며 최근에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라며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으며 생소한 국외 부동산까지 기획 대상물을 확대하고 있다.
인기 있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 현장에 어김없이 떼지어 나타나는 `떴다방`도 부동산시장의 독버섯이다.
정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은밀히 소비자에게 접근해 `복등기`나 `포기 각서`를 통한 불법 전매로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부동산업계는 분양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떴다방이 수천 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추산한다.
후진적인 부동산거래 관행은 한탕주의와 결합해 부동산가격을 부추기면서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거래된 부동산 총 거래량은 322만건으로 거래금액은 무려 425조원에 달한다.
국민총생산(GDP) 대비 52.7%에 달해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아직 정확한 가격정보조차 부족하다.
2006년부터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됐지만 집을 사고팔 때는 여전히 부동산중개업소의 호가정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백컨대 부동산정보를 분석하는 기사를 작성할 때 정확한 거래정보 데이터가 부족해 독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공인중개사제도 역시 부동산거래에 투명성을 높이고 직업적 자긍심을 갖는 데 문제가 적지 않다.
1985년 공인중개사제도가 도입된 후 지난해까지 모두 23만5105건의 자격증이 발급됐다.
직장인, 공무원은 물론 주부, 학생까지 자격증 취득대열에 뛰어들어 전국민이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해 정진하는 것 같다.
등록된 중개업소만도 7만8611곳에 달해 웬만한 아파트단지에는 수십 개 중개업소가 난립해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지난 한 해 동안 신설된 곳이 2만7473곳, 문을 닫은 곳이 2만3546곳에 달할 정도로 직업의 안정성이 낮은 수준이다.
매일경제가 건설교통부 토지공사 등 관련 기관과 함께 부동산거래 선진화 캠페인에 앞장선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8만여 중개사의 자긍심을 높여 그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잘못된 관행을 계속 하는 중개업소는 따끔하게 질책하되 잘하는 중개업소를 발굴해 칭찬하고 `공인중개사의 날`을 제정해 업계 사기를 높여줄 계획이다.
또 `부동산 문화를 바꾸자`는 연중 기획 시리즈를 통해 중개업계와 소비자에게 잘못된 거래관행을 알리고 선진 사례를 지속적으로 알리게 된다.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한 부동산 문화를 가꾸는 것이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를 막고 집 한 채로 편을 가르는 시대를 청산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윤형식 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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