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부자는 아마도 존 로(John Law)였을 것이다. 그는 프랑스에 은행이란 것을 처음 만들어(1716년 왕립은행 설립) 이 은행을 통해 오늘날 미국 영토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프랑스령 루이지애나를 소유했던 인물.
현재의 빌 게이츠는 그의 발뒤꿈치도 못 따라올 정도의 거부였다. 파리 시내의 벤돔궁전을 비롯해 12개의 성과 소유지가 그의 것이었다. 미국 땅을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미시시피회사를 설립하고 그 주식을 구입하기 위해 모든 프랑스인들이 미쳐 날뛸 지경이 되었다. 국왕을 면담하기 위해 30분을 기다리라고 하면 화를 낼 고관 대작들이 로와 면담한다면 6시간을 기꺼이 기다렸다.
그를 거꾸러뜨린 것은 인플레이션이었다. 종이돈(화폐)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의심이 퍼지면서 로의 영광은 끝났다. 이 스코틀랜드인의 재산은 몰수되고 빚을 진 채 이탈리아로 쫓겨나 병에 걸려 60세 나이에 무일푼으로 죽었다. 너무나 똑똑한 나머지 삶을 마칠 때는 멍청이가 되고 만 옥시모론(Oxymoron)이었던 셈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자산에 광풍이 불 때엔 한없이 오를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머리를 너무 여러 바퀴 돌린 나머지 옥시모론이 되지 마라.
자산엔 `제가격`이 있는 법이다. 부동산은 가격을 임대수익으로 나눈 값, 즉 임대수익률이 공금리를 이기지 못하면 매수자 측은 차츰 고소공포증을 느낀다. 주식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로 측정한다. 시세의 상승세가 막바지에 달할 무렵 더욱 사람을 홀리는 것은 힘차게 율동하는 가격의 상승 템포다. 이런 때의 시세 흐름은 가히 파괴적이다.
이번 딱 한 번만! 하루에 몇 년치 공금리를 벌어주는 시장엔 공포와 탐욕이 동일어다. 운수 좋으면 대박, 아니면 쪽박.
이쯤되면 교묘한 논리가 시장을 휘젓는다. "이젠 세상이 바뀌었다. 과거의 케케묵은 패러다임은 벗어 던져라."
그러나 명심할 것.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성경 구절을. 다르긴 뭐가 달라!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것은 돈이다.
냉정하다 못해 냉혹해지라는 구루(guru)들의 말을 믿어라. 요샌 구두닦이는 별로 없지만 조그만 농촌 도시의 객장에 나타난 노인들의 행렬을 보면 뭔가 느낄 것이다. 돈은 눈과 귀가 워낙 밝아서 물정을 모르는 이에게 복을 듬뿍 안기기보단 털어내는 데 더 선수다. 2차 상승기는 초짜들을 쫓아낸 다음에 온다.
PER를 이용해 따져봐도 메리트는 별로 크지 않다. 한국 증시의 PER 값은 14배 정도다. 주식 한 주가 내는 수익에 비해 주가가 14배 올라 있다는 의미다. 즉 14년을 기다려야 투자 원금이 회수된다는 의미이므로 14×7=98=약 100의 등식이 성립한다. 연간 7%의 수익을 내주는 수준이란 의미다. 실세금리(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5.5%보단 약간 높지만 대출금리 7.7%보다는 오히려 낮다. 수치만 놓고 보면 더 오를 이유는 별로 없고 위험지대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하지만 당장 팔고 떠나란 의미는 아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단기 시세는 돈과 심리의 합이 결정한다. 단기로는 이모션이 더 중요하다. 충분히 싸게 사놓은 사람은 이럴 때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실은 듯 그냥 시세의 풍광을 즐기면 된다.
여기서 더 오를 공간을 마련하자면 주당순이익이 올해 영업 결과 상승하면 된다. 가령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20%면 주가도 20% 더 올라도 된다. 2000에서 20%가 오른다면 2400 수준.
월가의 헨리 세거맨이 대만 수준의 PER를 적용하면 2265까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게 그런 연유다.
앞으로 3~5년이 경과하면서 계속 국내 기업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어떤 분석가 말마따나 2012년에 5000까지 가지 말란 법도 없다.
판단은 투자자 자신의 몫이다. 올해 말 20%의 순익 증가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읽어내는 것은 당신의 연구 결과에 달렸다. 시장에 머무를지 떠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주가 그래프가 마테호른의 등고선처럼 바짝 곧추선 것은 재미 없는 그림이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란 사람들은 일시 조정 후 2000을 뚫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한다. 전쟁을 결정하는 것은 늙은이들이고 피를 흘리는 것은 젊은이들이란 말이 있다. 전문가들은 입으로 떠들 뿐 돈을 실제로 넣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였던 존 로의 전철을 밟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