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는 투자에 대한 많은 글과 강연을 통해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방송진행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한국경제와 주식, 부동산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대개 일반적인 서적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특별히 평할 내용이 없지만 최근의 주식 시장의 전망에 대한 글과 방송은 작년의 김영익의 오만함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김영익은 내년에 3000을 간다고 한다. 작년에 숫자를 제시하는 점쟁이 짓을 하고 창피를 당했어도 여전하지만 이러한 전망의 근거를 예전보다 자세히 밝혀서 최근의 견해는 도움을 주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시골의사의 글과 방송 내용을 보면 그도 이제는 점점 김영익을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예전에 얘기한 것처럼 시장이 말한 데로 흘러갔다거나 그런 시황에 맞추어서 베팅을 해서 돈을 벌었다거나 하는 것을 무용담처럼 얘기하는 것은 본질상 제도권의 점쟁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제도권 인사들이 그런 것을 하는 것은 맞추었을 때 큰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지만 시골의사가 같은 것을 하는 데서 얻는 보상은 무엇일까? 우월감?
시골의사는 예전부터 일반투자자의 대부분은 전문가들을 당할 수 없고 직접투자를 통해서는 90% 이상이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반투자자들에게 시장의 방향을 제시하고 시장에 들어가라거나 나오라거나 하는 것을 항상 방송을 통해 얘기한다. '무지한' 일반투자자를 잘 지도해서 실패자를 줄이고자 하는 '통찰력'있는 선지자의 시대적 사명 같은 것일 수도 있다. 혹시 펀드에 들락날락하라는 것인가..
시장의 꼭지와 바닥을 맞추려는 노력은 일반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대개는 쓸모없는 짓이다. 주가지수가 2000에서 1500 사이를 오갈 것으로 생각하더라도 그 사이에서 사고 팔아서 단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시골의사같은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최근에 자랑스럽게 언론에 털어놓은 무용담은 그가 그렇게 불쌍히 여기는 95%의 실패자들 덕분에 자신이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했다는 것을 증명할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악어의 눈물인가...
1600, 1700부터 가치주의 시대가 끝났다느니 성장주의 시대가 온다느니 떠들다가 2000이 되니 거품이라서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제 다시 떨어졌으니 사라고 한다. 자신이 성공적인 단타가 가능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하라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제로섬 게임에서 '호구'를 늘리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도대체 20%의 변동성을 가지고 수익을 내는 것이 '무지한' 일반투자자들에게 가능한 일인가?
그가 주장하는 것이 투자에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숫자를 제시하는 것, 시대의 시작과 종말을 제시하는 것, 자신의 시황관을 바탕으로 게임에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것은 이제 그만 두는 것이 좋다. 돈도 많고 명예도 있다면 뭘 더 바라는가? 예전에 일반투자자에게 차트 분석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때는 대개 장기 추세에 대한 얘기라서 장기투자를 권장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제는 전공을 바꾸어서 거시경제에 대한 가치 분석으로 단타를 치는 법을 가르치고 싶어하는 듯하다.
제도권의 어떤 사람들(클래식 진주..)은 상대적 가치투자라는 것을 한다. 가치분석으로 절대적으로 할인된 기업의 유니버스를 구성하고 상대적 할인율이 큰 종목으로 갈아타기를 반복하는 것인데 장기보유의 이점을 잃지 않으면서 변동성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가치 분석이 가능하고 장기투자가 전제가 되면 이론적으로 그저 홀딩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잘 안되면 수수료만 더 까먹을 수 밖에 없다.
비슷하게 시장의 가치를 PER 등으로 평가하고 변동성의 폭을 계산한 다음 일정 PER 위에서는 팔고 아래에서 사는 것을 반복하면 이론적으로 장기 보유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근본적으로 변동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시장의 변동성은 자체로 시장의 할인 요인이고 시골의사가 그렇게 가여워하는 일반투자자들이 단기간에 손실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이다. 물론 시골의사의 추종자들은 덕분에 큰 수익을 올리는 화수분이 될 수도 있겠다.
변동성을 이용해서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욕구가 제도권에도 존재하면 당연하게도 숫자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가지수 2000이 거품이니 그런 시기에 펀드가입을 권하는 것이 죄를 짓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많은 펀드투자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손실을 키울수 있지만 수수료를 먹는 증권사나 투신사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의 김영익처럼 앞으로 3000을 갈테니 장기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시골의사에 비해 덜 제도권스럽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공공연히 중국시장과 경제가 거품이고 미래에셋관련주와 펀드를 조심하라고 한다. 시골의사의 장기적인 전망이 미래에셋과 다를 수도 있지만 재벌비호 폴리페서 윤창현과 재벌증권사 센터장 김학주와 함께 맞장구를 치면서 노골적으로 비웃는 모습은 언론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조중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쥬조차도 없는 것이 개탄의 대상이다. 그나마 그 비슷한 모습을 보이던 시골의사의 변질(본질?)은 지극히 한국적이기는 하나 그래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