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 둘, 결혼한 지 5년 되는 맞벌이 주부입니다. 신혼 초부터 바로 아이 생기길 바랬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1년 쯤 후부터 불임클리닉(마리아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죠. 둘 다 이상 없다고 하기에 배란일만 맞춰 가며 6개월 정도를 노력했습니다. 결과는 계속 실패..
이상은 없어도 인공수정을 하면 임신확률을 높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인공수정을 시작했습니다. 자연배란 인공수정 3번, 과배란 인공수정 3번... 결과는 역시 실패...
그 동안 결혼 3년 가까이가 지나갔죠.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시험관 시술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수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싼 시술비,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각종 호르몬 주사와 난자채취시의 고통...
하지만 인공수정보다는 임신 확률이 높다는 말을 믿고, 우리는 둘 다 건강하고 이상없으니 시술만 받으면 임신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시술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받은 시술이 벌써 일곱 번이네요. 여섯번 째 시험관에서 간신히 임신에 성공했으나, 결국 9주 만에 계류유산으로 아기를 떠나보내고, 이번엔 꼭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시작한 일곱번째 시험관도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실패를 전해주는 의사선생님도 무척 미안해 하고 난감해 하시더군요.
이런 얘기를 하면 아마 카페 회원님들은 차라리 입양을 하라고 권하시겠죠? 사실 전 입양해서 키운 아이도 사랑으로 잘 보살필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아파 낳은 정도 사랑이지만, 기르면서 생기는 정도 분명 사랑이니까요. 근데, 입양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더군요. 남편은 그냥 둘이서 여유있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하고, 친정이나 시댁 부모님들도 생각해야 하고.. 입양이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요즘은 생각이 많습니다. 물론 아이가 있으면 훨씬 더 행복하고 감사한 인생을 살 수 있겠지만, 내가 아이낳기 위해 결혼한 건 분명 아닌데, 어떻게 사는 게 과연 행복하고 의미있는 인생일까.. 하구요.
참, 애없이 사는 부부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부탁 좀 드릴게요. 애가 없으면 남편이 바람피울 거다.. 불임은 여자의 무분별한 혼전 성관계와 잦은 낙태 때문에 생기는 거다.. 이런 편견 말입니다. 사실 애 없어 바람피우는 남자보다는 애 있어도 바람피우는 남자가 더 많은 게 사실이고, 애 없다는 이유로 바람피우는 남자는 애가 있어도 그럴 수 있는 남자 아닐까요? 그리고 저 역시 마찬가지지만 혼전 성관계 전혀 없어도 원인없이 불임의 고통을 겪고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냥 심란한 마음에 긴 글 적어보았습니다. 악플보다는 용기가 될 수 있는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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