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금에도 관심 가져야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의 재정통합이 이루어지지 전까지는 구조적 문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최근 중국 주가의 급락은 다가올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한번 요동을 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금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을 늘리고, 개인도 자산을 구성할 때 금을 편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11년 9월 이후 금 가격 하락세 우선 금 가격의 장기 추이를 보자. 금 가격은 2003년에서 2011년 사이에 큰 폭으로 올랐다. 2002년 말에 온스당 348.1달러였던 금값이 2011년 8월 말에는 1,825.7달러까지 5.2배나 상승했다. 그러나 그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올해 6월 말에는 1,172.4달러로 고점에 비해서 35.8%나 떨어졌다. 7월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금 가격 하락 요인을 수요와 공급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 수요는 1,079.3톤으로 1년 전에 비해 1%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 수요(1,114.0톤)에 비해서도 3% 정도 줄었다. 세계 금 수요량의 18%를 차지하는 인도에서는 수요가 15%나 늘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수요국인 중국(25%)에서 금 수요가 7%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주가가 급등하자 중국 투자자들이 금에 대한 관심을 줄였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올해 1분기 세계 금 공급은 1,089.2톤으로 수요보다 많았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금값이 떨어진 것이다.
물가 안정이 금값 하락 초래 중장기적으로 금값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경제 요인은 물가와 달러 가치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투자자들은 금을 선호한다. 또한 금 가격은 미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락)하면 금값은 하락(상승)하게 된다. 1980년 이후 데이터로 회귀분석해보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 상승하면 금값은 1.4% 올랐고, 달러가치가 1% 상승하면 금값은 0.7% 하락했다 우선 금값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물가부터 살펴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가 상승률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9~14년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월평균 1.5%였고, 특히 올해 들어서 5월까지 마이너스(-) 0.1%로 떨어졌다. 한국 물가도 안정되기는 마찬가지이다. 한국은행이 2013~1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2.5~3.5%로 제시했는데, 2013년과 2014년 실제 물가는 1.3% 상승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에 그쳐 더 낮아졌다.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 존재 선진국 중심으로 기준금리를 거의 영(0) 퍼센트로 유지하고 양적 완화를 통해 천문학적 돈을 풀었는데 물가는 안정되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세계 경제가 수요 부족으로 능력 이하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에는 미국의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보다 7% 아래로 떨어졌다. 그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 차이가 올해 1분기에는 2% 정도로 줄었지만, 아직도 이만큼 공급 능력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보다 회복 속도가 느린 유로존이나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 크다. 한편 돈이 잘 돌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통화공급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돼 있다. 미국의 통화승수(=총통화/본원통화)가 2009년에 9배였으나 최근에는 3배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에 일본의 통화승수는 12배에서 4배로, 한국의 승수는 27배에서 19배로 떨어졌다.

그러나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적 현상이다.”라고 했던 것처럼 중장기적으로 풀린 돈은 돌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이다. 그 시기는 실제 GDP가 잠재 수준에 접근할 무렵이고, 앞으로 2~3년 이내에도 올 수 있다. 이런 기대가 형성되면 금값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달러가치 정점 도달, 금값 상승? 물가와 더불어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경제변수는 달러가치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서 작성하는 달러지수(주요국 통화 기준)와 금 가격의 관계를 분석해보면 달러지수가 금값에 선행했다. 특히 2000년 이후로는 달러지수가 금값에 6개월(상관계수 -0.80) 앞서 갔다. 최근 동향을 보면 2011년 8월에서 올해 3월까지 달러 가치가 33% 상승했고, 금 가격은 35% 하락했다. 달러가치가 오른 만큼 금값은 떨어진 것이다.

앞으로 달러 가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일부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다른 선진국보다 경기 회복속도가 더 빠르고, 이에 따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그리스 문제 악화 등으로 유로와 달러 가치가 동일한 ‘패리티’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거의 마무리돼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4년 동안 달러 가치의 큰 폭 상승으로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책당국이 더 이상 달러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다음으로 지금까지는 미국 경제가 일본이나 유로존에 비해서 회복 속도가 빨랐으나(2015년 1분기 현재 미국의 GDP가 금융위기 바로 직전이었던 2008년 2분기보다 8.9% 증가했으나, 일본은 0.7% 증가하는데 그쳤고 유로존은 오히려 1.1% 감소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미국 경제 성장이 상대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 여기다가 미국의 최대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를 줄여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했다. 그러기 위해서 국채를 대량 발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국채의 상당 부분을 중국이 사주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2007년 말 4,776억 달러에서 2013년에는 1조 1,270억 달러로 2.7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중국이 미 국채를 더 이상 늘리지 않고 있다. 올해 4월 현재도 1조 2,634억 달러로 2013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미 국채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에는 26.1%였으나 올해 4월에는 20.6%로 낮아졌다.
한국은행, 금 보유비중 늘려야 필자는 달러 약세의 확률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운용할 때나 개인의 자산 배분에서 달러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한국은행은 초기에는 금을 ‘무수익’ 자산이라 여기고 금 매입을 꺼려했다.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면 이자를,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배당을 받을 수 있는데, 금에는 이자는 물론 배당도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금값이 급등하자 금을 사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2011년 6월까지는 금이 8,000달러에 불과했다. 그런 것이 2011년 말에는 21억 6,700만 달러, 2013년 2월에는 47억 9,400만 달러로 늘었다. 2011년 8월에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떨어졌는데, 그 이후 금을 본격적으로 사들였던 것이다.

올해 6월말 현재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은 3,747억 4,900만 달러인데, 이 중 금은 47억 9,500 달러로 1%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도 금을 각각 1%, 2%씩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의 주요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중 금을 65~68%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외환보유액 중 달러나 유로 등 외환을 줄이고 다른 자산을 늘리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2000년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외환 비중이 78%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53%로 줄었다.

개인의 경우도 자산 구성을 할 때, 금값 상승을 기대하면서 금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보관하기 어려운 현물을 살 필요는 없다. 금 선물 시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주식시장에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별 종목처럼 사고 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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