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현대판 허생전 (펌글)
작성자 : 코흘리개 (ojungmog) / 2015.11.18 오후 11:47:36 / 조회 : 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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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셀펀 가족 여러분!

가입 하고 첫 가입인사 하고 두번째로 글 써봅니다^^

벌써 셀프 펀드 시작 한지 이제  3년차 접어들었네요.

인터넷 서핑중에 재미난 글이 있어 퍼왔습니다. 

허생은 노량진에 살았다.

곧장 수산시장 밑에 닿으면, 할리스 앞에 오래된 컵밥 집이 서 있고,

재수학원 뒤에는 원룸촌이 널렸는데, 에어컨도 없는 방은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책 읽기나 좋아하고, 그의 인 서울 비(非)상경계 출신 여친이 보험 인바운드를 해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여친이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씨파(CPA, 공인회계사)를 보지 않으니, 회계의 역사는 읽어 무엇 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채용 전제형 인턴이라도 못 하시나요?”

“비상경계는 지원도 못 하고 정규직 전환은 본래 안 시켜 주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스타트업은 못 하시나요?”

“스타트업은 눈먼 정부 돈 받아낼 연줄과 열정 페이 받고 개발해줄 개발자가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여친은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인턴도 못 한다. 스타트업도 못 한다면, 9급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융복합 인문학 소양을 쌓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획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허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고시식당으로 나가서 밥 먹던 공시생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한국에서 제일 부자요?”

이건희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허생이 곧 이 씨의 집을 찾아갔다.

허생은 침대 위에 널브러진 이 씨와 그 옆 이가 아들에 대하여 길게 읍(揖)하고 말했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1조 원을 뀌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1조를 내주었다. 허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이 씨 집의 자제와 손들이 허생을 보니 거지였다.

유니클로는커녕 보세 야상의 주머니는 구멍 났고, 이마트 운동화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짝퉁 뉴에라 모자에 허름한 후드티를 걸치고,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허생이 나가자, 이재용과 이부진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1조를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이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가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면접을 보고 싶어 오는 취준생은 으레 자기 스펙을 대단히 선전하고,

포부와 비전을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이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정 씨 사장이 사옥 짓는다고 삼성동에 10조를 쓰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허생은 1조를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증권사로 들어갔다.

주식시장은 개미, 기관들의 돈이 모여있는 곳이요, 떡밥의 발현지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3D 프린터, 태양광, 2차전지며 바이오, IT, LED 등의 산업 테마주를 모조리 최유리 지정가로 매입했다.

허생이 산업 주식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급등한 코스닥을 보고

고등학생도 돈을 싸들고 증권사로 달려가기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허생에게 시장가에 매도했던 개미들이 도리어 10연상 상한가로 사가게 되었다.

허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조 원으로 온갖 주식의 값을 좌우했으니 우리나라의 형편을 알만하구나.”

그는 다시 정치 테마주로 넘어가서 반기문과 어떻게든 연이 닿았던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이며 말했다.

“몇 달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정치권의 사람을 믿지 못할 것이다.”

허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반기문이 차기 대권 선호도 1위를 차지하며 관련 테마주가 10연상을 치게 되었다.

허생은 공인중개사를 만나 말을 물었다.

“혹시 사무실로 쓰기 좋은 건물 없던가?”

“있습지요. 서울 외곽 구석으로 들어가다 보면 가든파이브라는 건물이 나옵지요.

청계천을 갈아엎을 때 상인들을 옮겨준다고 지은 건물인데 유동인구가 별로 없어

휑하니 장사가 안되어 상인들이 다 빠지고 그냥 사무실로 쓰기가 좋습니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곳에 입주시켜준다면 국토부가 인하시키기 전의 수수료를 챙겨주지.”

라고 말하니, 공인중개사가 기뻐하며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지하철을 타고 장지역에 도착하여 건물과 그 주위를 주욱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주변 인프라가 없으니 무엇을 해보겠는가? 조용하고 새 건물이니, 단지 CEO는 될 수 있겠구나.”

“텅 빈 사무실에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를 뽑아서 회사를 한다는 말씀이오?”

공인중개사의 말이었다.

“대우를 잘해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대우를 못 해줌이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때, 여러 회사에서는 수천의 연구원들이 해외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싶었으나 수직적 조직문화가 너무 답답하고

외국계 기업이 제안하는 조건이 좋아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연구소 소장을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외국으로 이직하면 돈은 얼마나 더 받지요?”

“1.5배는 되지요.”

“거기 친척이라도 있소?”

“없소.”

“원래 외국으로 너무 가고 싶었던 것이오?”

연구원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이민을 가지 왜 해외로 이직을 하겠소?”

“정말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 일을 하고 연구하지 않는가?

그럼 입에 맞는 음식 먹으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이 있을 것이요, 명절에는 친척들과 화목하게 윷놀이도 할 수 있을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대우가 너무 넘사벽이고 모든 일이 까라면 까야 하니 그렇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일이 있소. 내일 각자의 이메일을 열어보오.

어떤 회사보다 최고 대우의 근로계약서와 자유로운 연구를 약속할 테니 맘에 들면 찾아오시구려.”

허생이 연구원들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연구원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연구원들이 이메일을 열어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보낸 조건이 어떤 외국계 회사보다 나았다.

모두들 대경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이력서를 보냈다.

“오직 사장님이 시키신 대로 하겠소이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의 자리를 준비하고 기다렸다. 연구원들이 빠짐없이 모두 모여들었다.

허생이 이직 예정이던 연구인력을 몽땅 쓸어가서 해외 인재유출이 없었다. 드디어 다들 가든파이브에 짐을 풀고 일을 시작했다.

그들은 사업 아이템부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끝없이 토론했다.

열린 분위기에서 사소한 문제점도 모두에게 공유되니 금방 해결방안이 나오게 되었다.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3가지 핵심분야를 정해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나머지 아이템들은 IPO 후에 매각하였다.

신성장동력을 찾던 기존의 대기업들이 신기술을 가진 벤처를 한참 인수하고 있는 차라 모두 매각하니 100조를 벌게 되었다.

허생이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연구원 이천 명을 모아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사무실에 들어올 때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키워

애플과 구글을 넘는 기업을 만들려고 하였더니라.

그런데 특허분쟁에 규제까지 심하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신입사원을 받거들랑 학연, 지연, 혈연을 배제하고, 임원들은 자만하고 독단하지 말라.”

하고 50조를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돈이 없어 걸출한 아이디어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프랴!”

했다. 그리고 낙하산으로 들어온 자들을 모조리 해고하면서

“이 회사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허생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 없는 사람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돈이 10조가 남았다.

“이건 이 씨에게 갚을 것이다.”

허생이 가서 이 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알아보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 씨의 아들이 대신 대답하였다.

“뇌물공여죄로 검찰수사 한번 안 받다니, 혹시 1조 원을 실패본 것 아니오?”

허생이 웃으며,

“여기저기 찔러주며 회사를 키우는 건 당신들 말이오. 1조 원이 어찌 도를 살찌게 하겠소?”

하고, 10조짜리 자기앞수표를 내놓았다.

“내가 하루아침의 갈굼을 견디지 못하고 융복합 소양 쌓기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1조를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이 씨의 아들은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했지만, 허생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이 씨의 아들은 그럼 에버랜드 전환사채라도 받아달라고 하자 허생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은 나를 삼엽충으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버렸다.

이 씨는 가만히 그를 따라 1호선을 탔다. 허생이 노량진에서 내려 조그만 원룸으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고시생이 길가에서 컵밥을 먹는 것을 보고 이 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원룸이 누구의 집이오?”

“노량진 허생네 집이지요. 고시도 안 보는데

고시촌에서 공부만 하고 있어서 허구한 날 생쇼한다고 허생이라고 부릅지요. 저 형 이 동네에서 유명해요.”

이 씨는 비로소 그가 고시 낭인임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이 씨는 받은 돈을 가지고 그 집을 찾아가서 돌려주려 했으나, 허생을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100조 원을 버리고 10조 원을 받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고구려 월식이나 끊어주고 방세나 내주도록 하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돈 때문에 정신을 괴롭힐 것이오?”

(고시식당 고구려. 월식 두 끼: 185,000원, 월식 세 끼: 210,000원)

이 씨는 허생을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 씨는 그때부터 허생이 월세가 밀릴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주었다.

허생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전세라도 얻어주려고 하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날더러 2년마다 전세금 올려주라는 것이오?”

하였고, 혹 양주를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폭탄을 말아주며 취하도록 마셨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의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이 씨가 5년 동안에 어떻게 100조 원이나 되는 돈을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보았다. 허생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한국의 주식시장이 금감원의 감시가 허술하고

외국인이 휘두르면 개인과 기관이 끌려다니는 터라 시장이 불안하지요. 무릇,

천억은 적은 돈이라 한가지 테마를 띄울 수는 없지만, 그것을 열로 쪼개면 백억이 열이라,

또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니, 이것은 보통 이를 취하는 방법으로 조그만 펀드매니저들이나 하는 짓 아니오?

대개 1조를 가지면 족히 한가지 테마에 불을 지를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면 바이오 전부, IT면 IT 전부,

태양광이면 태양광 전부를 마치 엄청 뜨고 있는 업종인 것처럼 할 수 있지요.

다른 주식은 제자리인데 한가지 테마만 10연상을 치고 있다면 개미들이 눈이 뒤집혀 달려들 것인데,

이는 개인투자자를 해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나중에 세력들이 만약 나의 이 방법을 쓴다면 개미들은 반드시 한강에서 정모하게 될 것이오.”

“처음에 아버지가 선뜻 1조 원을 뀌어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허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당신 아버지만이 내게 꼭 빌려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능히 1조 원을 지닌 사람치고는 누구나 다 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 나의 재주가 족히 100조는 벌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로또 1등도 토요일이 되어야 아는 것을, 낸들 그걸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이라,

반드시 더욱더 큰 부자가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이 시키는 일일 텐데 어찌 주지 않았겠소?

이미 1조 원을 빌린 다음에는 그의 돈복에 의지해서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일마다 곧 성공했던 것이고, 만약 내가 사사로이 했었다면 성패는 알 수 없었겠지요.”

이 씨가 이번에는 딴 이야기를 꺼냈다.

“방금 삼성맨들이 애플과 샤오미를 누르고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고자 하니 선생과 같은 인재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선생의 그 재주로 왜 노량진 원룸에만 있으려 하십니까.”

“어허, 자고로 대기업에서 일하는 건 몸이 축나는 법이오.

돈을 많이 받아도 주는 만큼 부려 먹는다는 소릴 듣고,

또 당신이 부회장 자리에 있는 것처럼 연줄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드니 돈도 빽도 없는 나는 금방 밀려나기 마련이지.

또 죽을 만큼 일해서 계열사 사장을 달아도 기업논리로 또 한화의 가족이 되어버리니,

나는 장사를 잘하는 사람이라 내가 번 돈이 족히 삼성동 한전부지를 10개를 살 만하였으되,

벤처에 투자하고 돌아온 것은, 도대체 쓸 곳이 없기 때문이었지요.”

이 씨는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이 씨는 본래 경제부총리 최경환과 잘 아는 사이였다. 최경환이 총리가 되어서 이 씨에게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이 씨가 허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최경환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분과 상종해서 3년이 지나도록 여태껏 이름도 모르옵니다.”

“그인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최경환은 정치부 기자들도 다 물리치고 이 씨만 데리고 걸어서 허생을 찾아갔다.

이 씨는 최 총리가 문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허생을 보고 최 총리가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허생은 못 들은 체하고,

“당신 차고 온 할리치노 그란데 사이즈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이켜는 것이었다.

이 씨는 총리를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허생은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손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최 총리가 방에 들어와도 허생은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최 총리는 몸 둘 곳을 모르며 나라에서 어진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허생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벼슬에 있느냐?”

“초이노믹스 담당 경제부총리요.”

“그렇다면 너는 나라의 신임받는 신하로군. 내가 와룡 선생(臥龍先生) 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효자동 만력제 VIP에게 아뢰어서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최 총리는 고개를 숙이고 VIP 성질머리와 투자는 하라고 해도 안 하는 전경련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이(第二)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나는 원래 ‘제이’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허생은 외면하다가, 최 총리의 간청을 못 이겨 말을 이었다.

“주부들이 일하던 옛 가락이 있으나 기업들 등쌀에 못 이겨 취집을 한 뒤 대출이자 갚을 길이 없어

3D 업종에서 정처 없이 밥이나 짓고 있고 주휴일과 수당도 제대로 못 받아 먹고살기 힘들어 비정규직 노조가 파업하고 있으니,

너는 정부에 청하여 주 40시간 근무와 6개월 출산휴가 미보장 및 퇴직 압력을 줄 경우,

기업이 휘청거릴 만한 벌금을 때려 기혼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소득세와 자산세,

법인세를 정비하여 무상급식 따위로 윤서인이 사람들 괴롭히는 만화를 그리지 않도록 재원을 확보하고,

수도권 광역교통망을 정비하고 미분양 아파트를 인수하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하여 부동산 담보대출 압박을 낮출 수 있겠느냐?”

최 총리는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창조경제와 혁신을 외치려면 먼저 독점과 진입 장벽에 의지하는 대기업부터 박살 내지 않으면 안 되고

실질임금 타령이 싫으면 먼저 창렬한 과자부터 해결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 해외 직구가 갑자기 바람이 불어 영어와 늘어지는 배송, 관세 계산의 압박으로

소비자 물가를 비약적으로 낮출 길이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바,

진실로 국내외 유통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금지하고 메뉴의 한글화와 배송 기간의 안정을 간청하면,

알리바바나 아마존도 반드시 자기네에게 친근하려 함을 보고 기뻐 승낙할 것이다.

되지도 않는 단통법은 집어치우고 통신사가 폰팔이 짓을 못하게 하고,

고관대작들이 모범을 보여 샤오미 폰을 쓰고 수입 과자를 먹으면

대기업도 데꿀멍해 출고가와 통신비를 인하하려 들 것이다.

그렇게 해도 물가를 낮추지 못할 경우, 담합액의 5%를 포상금으로 세파라치를 동원해 유통업계와 식품업계,

통신 3사의 담합을 털면, 잘 되면 산업조직론 교과서에 나올 정부가 될 것이고, 못 되어도 대통령 지지율 정도는 잃지 않을 것이다.”

최경환은 힘없이 말했다.

“모두 대기업 낙수효과가 없으면 나라가 망해 그리스가 된다고 하는데, 누가 해외 직구를 권장하고 법인세를 올리려 하겠습니까?”

허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대기업이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영어도 안 쓰는 오랑캐 땅에서 태어나 자칭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사옥 지을 한 자락에 10조를 퍼붓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아파트 명예가 어쩐다는 압구정 졸부들이나 하는 짓이고,

자국 소비자들이 사는 차는 내수용 저질 강판까지 따로 끼우고 옵션 장난질을 하고 해외에선 떨이 판매를 하고 있으며,

학생들 처지를 볼모 삼아 채용 전제형 인턴으로 사기나 치다 고용 늘리라고 하면 임원들이

어디서 미생이나 읽고 장그래 같은 신입이 없다며 헛소리나 하고 있으니,

대체 무엇을 가지고 글로벌 대기업이라 한단 말이냐 국격이 별것이냐?

이제 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만들겠다 하면서, 무상보육은커녕 무상급식 하나를 아끼고,

대기업과 땅 부자들 앙앙불락이 두려워 직접세 인상은커녕 애먼 생필품 간접세나 건드리고 단통법이나 만들어 놓고,

국가가 나서서 노동시간을 규제하고 모자란 정규직을 충원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있는

정규직 정리해고 조건이나 완화하고 비정규직은 2년도 모자라 3년으로 늘리고 딴에 애 안 낳는다고 싱글세 물릴 궁리나 한단 말이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신하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신하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칼로 목을 잘라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칼을 찾아서 찌르려 했다. 최 총리는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집이 텅 비어 있고, 허생은 간 곳이 없었다.

디씨 행갤 펌

 



 
댓글 2개
다윈
dabid
아,잼나게 잘봤습니다^^감사합니다! [15/11/19 오전 7:39:29] 
방랑시인
jisu82
풍자가 대답합니다^^ [15/11/19 오전 8: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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