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1,700년- 최후의 매머드
오래간만에 가족과 함께 영화구경을 했다.
매머드가 나오는 BC10,000이라는 영화였다.
CG 기술의 막강한 발달을 실감하면서 재미있게 보았다.
북방의 툰드라 지역에 살던 매머드가 높은 산에도 나오고
나일 강의 피라미드 공사장에도 나오는 장면 등은 이 영화가 상상력이 극대화된 판타지 영화니까 이해할만한 일이다.

복원한 매머드
그런데 이 제목을 보니까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여기 글을 써본다.
제목이 암시하고 영화 장면에서도 멸종이 멀지 않은 상태를 암시하는 말이 나오지만 BC10,000년은 매머드가 멸종의 길을 갈 때이다.
그러나 매머드가 시베리아의 한 외딴 섬에서 그 뒤에도 훨씬 긴 세월인8,000년간을 더 살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매머드에 대한 기본 지식 몇 가지를 먼저 말하고 글을 계속하기로 하자.
매머드(Mammoth)라는 이름은 러시아 시베리아에 사는 원주민인
만시족의 언어인 마몬트(Mammont)에서 왔다.
매머드는 그 이름 자체가 거대한 크기를 말해주는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매머드는 현대의 코끼리들과 그 차이가 별다른 것이 없다.
큰 것은 아프리카 코끼리만하고 작은 것은 인도 코끼리만하다.
대체로 아프리카 코끼리의 크기에 가깝다고 하는 편이 우세하다.
그러나 반달형으로 구부러져 코끼리 상아와 차별되는 이빨은 훨씬 길다.

매머드 상상도
매머드는 북극권 가까운 동토지역인 툰드라에서 살다가
멸종했는데 추운 기후 때문에 동결된 완전한 몸체가
얼어붙은 땅속에서 자주 발굴되기도 했다.
멸종한지가 얼마 안 되어서 그러한지는 몰라도 그 상아, 즉
매머드 이빨들도 많이 발견된다.
상아처럼 여러 비싼 가공품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고 있고
비싼 값에 거래되기 때문에 현지에는 과거 금광 꾼처럼 매머드 이빨을 찾으러 다니는 전문 채굴 꾼도 있다.
현재로서는 매머드가 빙하기가 끝나는 BC10,000년쯤 멸종했다고 믿어진다.
멸종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온난해진 기후에 매머드가 적응하지 못해서 멸종했다는 설에서 인간들의 지나친 사냥 때문이라는 설과 매머드에게만 발생하는 특수한 질병 때문이라는 설까지 여러 가지다.
매머드의 BC10,000년 멸종설이 힘을 얻고 있는 학계에 매머드가
그보다는 더 오래 살았다는 설이 나왔다.
물론 추론이 아니고 이를 증명하는 매머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베링 해에 있는 작은 화산섬인 센 폴(St.Paul)섬에서
BC 6,000년 전까지 살아남았었던 매머드의 이빨과 뼈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이 발견으로 매머드의 멸종 시기는 4,000년이나 늦추어졌다.

센 폴 섬
그러나 2005년 더 놀랄 사실이 조금 떨어진 러시아 영토인
랭겔 섬을 조사했던 러시아 학자들에 의해서 발표되었다.
센 폴 섬의 매머드 보다 4,000년이나 더 연명해서
BC 1,700년까지 랭겔 섬에 살았었던 매머드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발표 된 것이다.
먼저 발견지인 러시아의 랭겔 섬부터 알아보자.
랭겔 섬은 시베리아 서북쪽 끝 해안에서 60 킬로쯤 떨어진
북극해에 있는 섬이다.
섬은 1820년 미국 포경선에 발견되었다.
한국인 시각으로 보면 상당히 큰 섬으로서 길이가 123킬로가 되고 폭은 30-50킬로쯤 된다.
섬 중앙에 해발 1,096미터의 산이 있다.
일 년 두 달은 깜깜한 밤만 있고 일 년 중 240일이 눈보라가
몰아치는 전형적인 북극해의 섬이다.
북극해에서 제일 많은 백곰 굴이 있다.
백곰도 새끼를 낳으려면 굴이 필요하니 이 섬은 북극해를 헤매고
다니는 많은 백곰들의 태어난 고향이다.
사람들이 사는 유인도로서 작은 에스키모 마을 두 개가 있다.

랭겔 섬
1989년과 1991년에 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서 얼어붙은 이 섬의
여기저기서 여러 개의 매머드 이빨들과 뼈들이 발견되었다.
이상하게도 이빨들과 뼈들은 육지에서 발견되는 매머드의
이빨들보다도 훨씬 작았다.
러시아 과학자는 이 뼈대와 이빨들을 연구 분석해서
이 섬에 거의 난쟁이화한 매머드가 BC1,700년까지
살았던 사실을 발견했다.
먹이를 구하기가 무척 힘든 이 섬에 살다보니 체구가 작아졌지만
아마도 외부와 단절 되었던 지리적 환경이 매머드가 이처럼
오래 생존하게 만들지 않았겠냐는 추측이다.
인간들의 탐욕한 사냥이나 질병 같은 것에서 격리되었기 때문이다.
랭겔 섬의 난쟁이 매머드는 크기는 다른 육지 발견 매머드의
약 70% 수준으로 추측되고 있다.
랭겔 섬의 매머드는 구석기니 신석기니 하는 선사시대에
살았던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글자도 쓰고 역사의 기록을 남기던
시절에 살았다는 말이다.

랭갤 섬의 위치 -푸른 화살표가 가리킨 곳
매머드는 우리로부터 그렇게 먼 동물이 아니다.
코끼리는 세 종류로 나뉜다.
인도 코끼리와 아프리카 초원의 코끼리, 그리고 아프리카 콩고에 사는
밀림 코끼리 종들인데 매머드는 이들 사촌들과 같은 한 항렬에 넣어도
좋을만큼 코끼리 족속과 생리, 습성 등이 무척 가까운 종류이다.
몇 년 전 일본의 한 학자가 아프리카 코끼리를 이용하여 매머드를
복제해보겠다고 발표했는데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별로 여의치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멸종 된지 얼마 안 되었고 혈연적으로 코끼리에
가까운 매머드의 복제는 유전학의 발달이 한층 더 이루어질
멀지않은 미래에 꼭 성공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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