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박스 이만큼이면 얼마 받아요?” “3kg 조금 넘었네. 300원”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대문역 인근을 몇 시간가량 돌면서 수거한 폐지는 3kg 남짓이었다. 가격은 300원. 손에 끼고 있는 700원짜리 목장갑만도 못한 금액이었다. 밥값이라도 벌려면 동네를 몇 번은 더 돌아야 했다.
함께 폐지를 수거한 김(78) 할아버지는 그래도 설을 앞두고 폐지가 많이 나온다며 즐거워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권고사직을 받은 김 할아버지는 집에 가만히 앉아 있기 민망해 녹이 다 슨 손수레를 끌고 거리로 나섰다고 했다. 스냅타임은 김 할아버지와 함께 폐지수거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독거노인들의 하루를 체험해봤다.
김 할아버지는 이틀 밤낮으로 210kg의 폐지를 수집했다. 폐지 값은 2만원이 채 안 됐다. 시급으로 따져보니 최저임금 10분의1 수준인 750원 남짓이다. 그는 “이전보다 훨씬 많이 움직이지만, 돈은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