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의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체 가구의 30%가 맞벌이 가구이고, 20~30대 맞벌이 부부 비율이 80%를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맞벌이를 하는 이유는 별론으로 하고, 맞벌이 가구가 외벌이 가구보다 재정적 우위에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맞벌이 가구가 외벌이 가구보다 벌어들이는 소득은 많지만 재정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일반적으로 맞벌이 가구는 외벌이 가구보다 소득규모가 절대적으로 크지만 소득에 비례해 지출규모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놀이방이나 보모를 고용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외식비의 과다지출과 품위유지비가 높아 부부 중 한 명의 소득이 고스란히 비용으로 지출되는 등 상대적으로 지출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소득 규모에 맞춰 늘어난 소비 수준은 다시 줄이기가 어려워 맞벌이를 그만둘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부부 중 한 명의 소득이 단절된다면 재정적으로 극히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맞벌이 부부의 재무컨설팅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인 정모씨(35)와 부인 김모씨(34)는 요즘 돈이 모이지 않아 걱정이다. 남편은 대기업에 근무하고 부인은 의류회사의 전문인력으로 가구소득이 월 650만원으로 적잖지만 생활비와 돌 지난 자녀의 보모비로 380여만원을 지출하고 각종 보험료에 50만원, 부채원리금상환에 70만원을 납입하고 120만원을 저축과 펀드에 운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돈은 흐지부지 흘러나가는 셈이다.
현재의 자산은 전세금 1억6,000만원, 청약통장(부부합산) 1,900만원을 포함한 채권형 예금자산이 2,500만원, 주식 직접투자 1,600만원을 포함한 주식형 투자자산이 3,000만원으로 자산총액은 2억1,500만원이고 부채는 차량할부 잔금과 신용부채를 합해 4,500만원으로 순자산가액은 1억7,000만원이다.
상담을 통해 우선적으로 부부가 함께 인생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그리고 인생계획을 토대로 부부가 맞이하게 될 재무 이벤트(재무목표)를 구체화한 결과 2년 후 분당(용인)에 3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하고 자녀교육비로 평균 수준을 예상하며 본인들의 노후생활은 남편 60세를 시작으로 매월 현재가치 300만원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는 구체화됐지만 부부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그리 쉬운 목표는 아닌 듯하다. 또한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부부의 근로소득에 100%를 의존하고 있어 근로 중단이 발생할 경우 재무적 위험에 노출돼 있고 소비지출 비율이 높아 현재의 현금흐름 구조로는 미래가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출항목을 점검해 비효율적인 위험관리비용을 합리화하고 소비를 최소화해 소득의 절반인 320만원을 적극적으로 투자, 이자·배당소득, 연금소득, 임대소득 등의 자산소득을 기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신용부채는 일부 채권형자산과 주식 직접투자 재원으로 50%를 상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잉여자금의 투자는 재무목표별 필요자금을 달성할 수 있도록 주식형자산에 260만원, 채권형자산에 60만원으로 배분하고 주식형자산은 펀드 스타일에 따라 성장형펀드 130만원, 가치형펀드 80만원, 배당형펀드 50만원으로 상품군을 형성하고 채권형자산은 비상예비자금용 적금 20만원, 개인연금 25만원, 장기주택마련펀드 15만원의 상품군을 형성하는 것이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
맞벌이 부부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부부가 함께 인생설계를 하라 △부부 중 한 명의 소득을 투자하라 △부부 중 한 명의 갑작스러운 소득중단에 대비하라 △허술한 지출관리를 통제하라 △비효율적 위험관리비용을 합리화하라 △무리한 부동산 구입은 자제하라 △자녀교육비를 합리화하라 등이다.
맞벌이 부부들이여, 머리를 맞대고 당신들이 꿈꾸는 미래를 그려보자. 눈앞의 한 가지에 집중하지 말고 길고 긴 인생의 여러 이벤트를 반드시 반영하고 구체화하자. 그리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그러면 당신의 어깨가 가벼워질 것이다.
이동훈·TNV어드바이저 컨설턴트 ldh@financialclu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