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창 너머 바라본 하늘은 맑게 개여 있다.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깝게 느껴졌다.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어젯밤 우두둑 듣는 빗소리에 얼마나 놀랬던지...
시간을 보니 아직 새벽 3시밖에 되지 않았다.
잠시 침낭에 몸을 뉘었으나, 심한 기대감 때문인지, 눈만 말똥말똥거린다.
합판으로 칸막이를 한 롯지에서는 선뜻 잠을 청하기가 어려웠다.
옆방에서 요란하게 울려대는 코고는 소리가 몹시 거슬려 꽤 뒤척인 기억이 났다.
그런데도 새벽녁이 되자, 약속이나 한 듯 눈이 번듯 뜨졌으니, 인간의 강박관념은 오히려 시계보다 정확하다.
대충 짐을 꾸려 바깥으로 나갔다.
은하수가 흐르고, 별똥별이 사선을 그으며 밤 하늘로 길게 꼬리를 늘어뜨렸다.
몽골에서 봤던 그 선명한 밤하늘을 여기서 다시 볼 수 있다니, 내겐 그나큰 행운이었다.
별을 잃는다는 건, 꿈을 잃는 것이라고, 늘 버릇처럼 뇌까리고 있었던 차였다.
어느새 준비를 끝냈는지 나의 포터, 개다르가 인기척을 내며 내 곁에 있었다.
참 착하고 예의바른 청년.
후레쉬를 준비하지 않은 그를 향해, 내가 가진 두 개의 후레쉬 중 하나를 건내줬다.
내가 짊어진 카메라 가방까지 매려고 했지만, 나는 가벼운 삼각대만 주며 말없이 웃었다.
그에 대한 예의였다. 이 고레파니까지 무거운 가방을 매고 올라왔는데, 또다시 너를 힘들게 할 순 없지.
고레파니에서 푼힐까지 가는 길은 며칠 전 내린 눈이 쌓인데다, 얼어붙어서 빙판길을 연상시켰다.
어렵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으면서, 푼힐 언덕을 향해 올랐다.
고레파니에서 1시간 반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출발시간이 새벽 4시반.
알아본 바로는 일출시간이 대략 새벽 6시정도 였으니, 도착하고서도 약간의 여유가 있을 듯 싶었다.
중간즈음에, 새벽 4시에 출발한 도 포토 형님을 따라잡았고, 또 앞질러 올라가던 중국인 젊은 부부도 따라잡았다.
그렇게 오르다가 후레쉬를 끄고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선명하게 다가오는 하늘의 수많은 불빛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아, 너무 아름다워~!
고레파니를 떠나기 전, 짐을 꾸리다 말고, 한 컷 찍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아...
그리고, 고레파니, 푼힐 그리고...네팔리들이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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