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을 읽은지 다소 시간이 흘러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작에서는 기간이나 종목수에 대해 딱 못박아놓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음은 예전에 밸류스타에 제가 올렸던 글인데 도움이 될까 해서 올립니다.
저도 감명 깊게 읽었던 정말정말 자그마한 책(서점에 서서 읽어도 될 만큼;; 비록 전 소장중...ㅎㅎ)인데요.
이 마법공식의 맹점으로 가장 흔하게 논의되었던 정성적 분석의 부제에 대해 조엘은 분산과 평균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마법공식을 만든 목적 또한 역설적으로 정성적 분석을 하지 않기 위해서이구요.
예를 들자면, 전교생이 1800명인 학교가 있다고 볼 때,
이번 중간고사 성적에서 1등이었던 학생이 반드시 기말고사에서 1등을 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이것은 수년간 언제나 1등만을 해오던 학생이라 하더라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신변문제로 갑작스럽게 시험을 망칠 수도 있는 노릇이고, 100등하던 친구가 엄청난 열공으로 1등 자리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다음 기말고사에 1등할 친구를 한명 찍어내려 한다면 과거의 성적과 더불어 현재의 심리상태, 가계의 경제력, 수업시간의 집중도 등등...타인으로서는 헤어리기 힘든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조엘은 애초에 마법공식을 고안할 때, 정성적 분석의 불확실성을 감안하여 과할 정도로 심한 분산을 전제합니다. 이번 1등이 다음 시험에 반드시 1등이기는 힘들지만(단지 정량적 분석에만 입각할 경우), 100명 단위로 18개의 그룹으로 나눌 경우 다음 시험에서 첫번째 100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18개의 그룹평균에 있어 첫번째 그룹일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이것은 당연히 전체 평균에 대해서도 우월할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20여년간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종목들로 도출해낸 결론 또한 정확하게 모든 상위그룹이 하위그룹에 대하여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었습니다. 즉, 정성적 분석에 있어서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분산한 다수 종목의 평균으로 접근함으로써 최소한 시장평균에 상회한다는 목표에 부합시킨 것입니다.
저는 퀀트브이에 대해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다만, 조엘의 공식은 정성적 분석에 대해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저같은 하수들에게 단지 시장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족하는 평균과 분산의 요령을 설파하는 것이 요점입니다.
사실 책의 원래 내용을 살피자면, PER과 매출성장이 아니라 PER과 ROA를 중요시 했습니다. 주식투자의 성공비법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라 할 때, 좋은 기업은 ROA로 대변하였고(ROE는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으며 BPS의 성장과 좀더 관련이 있어 남의 자본을 활용하는 능력을 포함하여 전체 자산에 대한 수익창출력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싸게 사는 것은 PER로 대변하였습니다. 또한 절대적 기준이 아닌 두가지 기준에 따른 순위를 합하여 그 값이 작은 순으로 종목을 선택함으로써 종목의 상대적 가치를 중요시하였습니다.
분산과 평균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중간고사 1등부터 100등까지를 한번에 선정하기보다는 과거 5번의 시험에서 1등부터 20등까지를 5번에 걸쳐 선정하는 방법으로 종목에 대한 분산과 시간에 대한 분산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적용하자면, 예를 들어 각각의 종목에 대한 투자 기간을 1년으로 잡고 60개 종목으로 분산하겠다고 계획한다면 매달 같은 날에 순위를 적용하고 높은 순위의 종목 5개씩을 같은 매입금만큼 매수하거나 2달에 한번씩 10종목을 동일한 금액만큼 편입하는 식입니다. 그렇게 1년째가 되면 처음 매수했던 종목을 매도하고 그 돈으로 또다시 순위가 높은 종목들을 편입하는 방식이지요.
조엘의 마법 공식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는 분석의 불확실성과 단지 시장평균만을 넘어서는 수익률의 추구입니다. 전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이미 담궈놓은 것들도 많고-_-;; 기업분석하는 재미에 아직 시도는 안하고 있습니다. ㅎㅎ
조엘의 마법공식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원칙(오히려 바보일수록 잔재주를 부리지 않아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지도 모르겠네요.)에 있습니다. 그 원리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순위만 주어진다면 시간과 종목의 분산을 통해 위험을 헷지하면서 동시에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기간과 종목수는 꼭 1년주기 36개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원칙 하에 회전주기와 종목수만 정확히 지켜준다면 시간과 종목에 따른 분산의 효과를 유효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종목수가 많아지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시장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시장의 전체 종목수가 1800개 정도임을 감안할 때 36개 종목은 2%에 해당하는 숫자로 많은 숫자가 아니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총 500억 이상의 기업으로 한정한다면 200여개 기업에서 선별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즉, 선별대상에서는 18%에 달하는 높은 비율입니다. 이 이상 비율이 높아진다면 KODEX200에 투자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원작에 나온 미국시장의 데이타같은 경우에는 좀더 작은 규모의 기업을 포함시킬수록 시장 대배 훨씬 나은 수익률을 보여주었습니다만, 작은 기업의 경우 매출이나 순익의 작은 변동에도 QoQ나 YoY가 심각한 변동을 보여주며 세력 개입에 따른 주가 변동이 큰 것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기가 쉽습니다;; 만약 시총 200억 이상 정도로 선별대상 기업을 늘린다면 전체 종목수를 늘려 대주주의 모럴헤저드나 세력 개입에 따른 주가조작 등을 대비한 리스크 분산을 신경써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때도 정성적 분석은 없이;;; 단지 종목수를 늘려 리스크를 분산합니다. 이것이 마법공식의 매력이니까요^^
사실 전 아직 마법공식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원칙에 대해서는 너무나 합리적이라 믿고 있으며 조만한 장마주식계좌를 통해 장기운용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로고스님께서 조엘의 원 공식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잘 구성해놓으셨지만 그래도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을 한번 정도는 정독하신 후에 공식에 임해보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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