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장기불황이 현실화 되면서 디플레이션 현상이 동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산층과 서민층은 물론 부자들마저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서민들은 소득이 동결된 반면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자신이 먹는 밥 값마저 아까워하는 모습이다. 이로써 서민들 사이에선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심리가 최고조에 달했다.
◇"상위 20% 특권층마저 꼭 필요한 소비만"
서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위 20%의 특권층, 이른바 부자들의 지갑도 장기불황의 영향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불황의 영향으로 고소득층들마저 꼭 필요한 부분에만 지출하는 보수적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 평균보다 6.7% 증가한 722만 원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은 368만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보다 0.1%가량 감소했다.
특히 교양·오락과 가구·가사, 의류·신발, 교통·통신비와 같은 잡비를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나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보수적 소비성향을 보였다. 또한 상위 20~40%의 소득계층도 2%나 소비를 줄였으며 특히 교양·오락과 의류·신발 부분에서는 3%, 5.7%씩 축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부자들의 소비위축 현상은 명품이나 수입브랜드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자들의 소비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백화점들의 성장률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조사한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 감소했으며 10월에는 지난해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백화점에서 상위 1%를 차지한다는 VIP고객들의 소비도 감소해 신장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VIP고객(5만여 명)의 매출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월엔 3.3%, 10월엔 4.9%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연간 3500만 원 이상을 구입하는 초우량고객(VVIP)의 매출신장률이 9월 3.5%, 10월 5.7%였으며
신세계백화점도 상위 999명의 VIP고객인 일명 '트리니티 고객'의 10월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월대비 1.2% 증가로 낮은 신장률을 보였다.
반면 주요백화점 3사들의 상반기인 1~2월의 VIP고객 매출 신장률은 10%이상의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바 있다.
◇서민층, "밥 값마저 아깝다"
장기불황으로 중산층이 크게 줄면서 중산층 붕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산층과 서민층의 소비위축은 극에 달했다.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실질소득이 평균 소득이 1년 전과 같은 수준인 311만8400원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근로소득의 증가율은 5.2%로 지난 1분기 7.2%에 비해 2%가량 낮아졌다.
반면 불황과 더불어 환율급등의 여파로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는 10월까지 4.8%를 기록해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3.5%를 크게 웃돌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산층을 비롯한 서민층의 실질 지출은 2.4%라는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경제적 여유와 맞물려 지출되는 교양·오락비나 의류·신발비, 통신비는 7.3%, 1.5%, 1.8%씩 감소했다.
이를 반증하듯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값마저 아끼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비춰진다. 최근
메리츠타워 강남점을 이용하는 1500명 직장인 들 가운데 일주일에 4번 이상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이 46.8%로 지난해 같은 30%에 비해 16.8%나 급증했다. 구내식당 이용을 늘린 이유로는 가격부담을 가장 많이(28.9%)로 꼽았다.
또한 구내식당 이용이 불가능한 직장인들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 삼각김밥과 같은 식사대용식으로 때우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불황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직장인들의 술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OB맥주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가정용 맥주 판매량이 처음으로 업소용을 앞질렀다.
오비맥주의 경우 가정용 맥주의 판매 비율은 2003년 44.2%, 2004년 47.1%, 2005년 47.2%, 2006년 47.6%, 2007년 49.3%로 계속 오름세를 보이다 9월에는 51.2%로 업소용을 처음으로 앞섰다. 또한
하이트맥주도 지난 4월 가정용 점유율이 51.4%로 업소용을 앞질렀다.
이는 경기침체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심리가 술집 대신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천금주기자 juju7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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